"스타더스트 프로젝트가 발표됐을 때, 데이고쿠중공업은 대형 로켓 발사 사업진입을 꿈꾸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 비견할 수 있는 성능의 로켓을 쏘아 올려 우주항공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도마 사장님이 그리신 목표였죠. 그로부터 십 수 년간, 저는 여러분과 함께 거기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보아왔습니다. 꿈을 실현한다고 하면 듣기에는 좋 지만, 그 실상은 고난의 연속이죠. 프로젝트 자체가 좌절될 뻔했던 적도 몇 번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힘들 때 도망치지 않고 맞서서 새 국면을 개척할 수 있었던 건, 여기 있는 모두가 지혜를 발휘하고 서로 똘똘 뭉쳐준 덕분입니다. 우리 모두는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좇아왔습니다. 꿈은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꿈은 우리를 성장시켜줍니다. 돌이켜보면 그걸 확인한 십수 년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 스타더스트 프로젝트의 일정대로 대형 로켓 사업에 진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는 하나 꿈의 일부를 실현한 셈입니다. 그런데 꿈이란 참 희한해서, 실현한 순간 현실로 바뀝니다. 경쟁 상대와 치열하게 싸우다 보면 수익성이 걸림돌이 되어 꼼짝없이 비용 절감의 물결에 휩쓸리죠. 경영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영업 실적이 악화돼 우리에게 돈 먹는 부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현실로 들이닥쳤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것들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겁니다. 그렇지만, 위험성 없는 사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험을 극복하고, 장애를 뛰어넘어야 사업은 진정한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궁극적으로 사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건 회사의 사정이나 경영 방침이 아닙니다. 세상의 평가입니다. 세상의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저 대형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모자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대형 로켓 발사가 얼마나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지 세상이 알리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자이젠의 지적은 사내로만 향하기 십상인 직원들의 사고방식에 거시적인 시각을 더했다.
"저는 이번 발사를 끝으로 임무를 마치고 현장을 떠납니다. 다음으로 부임할 곳은 우주항공기획추진 부서입니다. 로켓
발사에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이 부서에서 제가 제일 먼저 손대려 하는 사업은 바로 저것과 관련된 일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로켓 발사 사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여러분을 측면에성 지원할 겁니다. 우리 생활에서 로켓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알리는 거죠. 이건 일종의 홍보 활동이자 꿈의 다음 지평을 보기 위한 땅고르기입니다. 지금까지 십수 년간, 여러분이 저를 떠받쳐주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여러분을 떠받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첫 번째로 구상한 사업 대상은 바로 농업입니다. 저는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을 살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언젠가 다시 로켓 발사 현장으로 돌아와 여러분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이 주어진 직무에 온 힘을 쏟아붓고자 합니다. 우리의 꿈은 언제나 우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기대하겠습니다.
-변두리로켓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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